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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TLE MUSEUM ARTICLES · 05 / 28

생활사 · 2분 읽기

양은 주전자에 남은 한국의 근현대사

일그러진 몸통과 닳은 손잡이에는 부엌과 일터, 선술집과 식탁을 오가던 생활의 기억이 포개져 있다.

양은 주전자에 남은 한국의 근현대사 주제 일러스트
기사의 주제를 시각화한 AI 일러스트

재료가 바뀌면 생활도 보인다

도록은 유기와 백자에서 법랑,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전기포트로 시선을 이어간다. 이는 새 재료가 옛 재료를 한 번에 밀어낸 단순한 교체표가 아니다. 서로 다른 기물이 겹쳐 쓰이는 가운데 제작 기술과 살림의 조건, 주거 공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생활사의 지도다.

노동 뒤에 돌아온 한 잔

노란 양은 주전자는 도록에서 산업화 시기 서민의 삶을 떠올리는 매개로 등장한다. 일터에서 갈증을 달래고 선술집에서 잔을 나누던 풍경을 통해, 주전자는 물을 담는 용도 너머 대화와 휴식의 자리를 만든다. 개별 소장품의 흠집을 특정 사건의 증거로 단정하기보다, 그 시대의 사용 장면을 함께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리차의 기억에서 오늘의 취향으로

식탁에 놓인 보리차 주전자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이 기물은 가족을 돌보던 시간과 이어진다. 오늘날의 홈카페와 빈티지 취향은 같은 도구를 또 다른 방식으로 불러낸다. 도록의 연대기를 따라가면 물을 끓이는 기능은 이어지면서도, 그 주변의 노동과 관계, 휴식의 모습은 계속 바뀌어 왔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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